엄마가 읽어본 : 한 소녀의 용기 있는 성장 이야기
요즘 뉴스에서 이란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오잖아요? 저도 아이들이랑 같이 뉴스를 보다가 문득 '저 나라는 어떤 곳일까?' 궁금해졌어요. 그러다 우연히 이 그래픽노블 를 알게 되었답니다. 책을 받자마자 꽤 두툼한 두께에 깜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종이 재질 덕분이었지 내용은 술술 읽히는 만화 형식이라 엄마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딱딱한 역사책이라면 아마 금방 잠들었을지도 몰라요. 하하.
이 책은 작가 마르잔 사트라피의 진짜 이야기예요. 그래서인지 그림 한 장 한 장, 글 한 줄 한 줄에 솔직한 감정들이 담겨 있더라고요. 어린 시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지만, 그 속에는 어른인 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날카로운 질문들이 숨어 있었어요. 역시 아이들의 시선은 때론 어른보다 더 예리한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이 커서 어떤 질문을 던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잠깐! ‘그래픽노블’이 뭔가요?
'그래픽노블'은 말 그대로 '그림(Graphic) + 소설(Novel)'을 합친 말이에요. 그림과 글이 어우러져 이야기를 전달하는 만화책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우리말로 '만화형 소설'이라고도 부르는데, 단순한 만화책보다 좀 더 깊이 있는 서사와 작가의 독자적인 표현이 강조된 작품들을 가리킨답니다. 엄마 어릴 적 보던 만화책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 흑백 그림이 주는 깊은 울림 🖤
는 화려한 색감 대신 흑백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어요. 처음엔 조금 심심할까 싶었는데, 오히려 이 단순함이 인물의 감정이나 당시의 상황을 더 또렷하게 보여주더라고요. 마치 아이들이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처럼 꾸밈없어서 오히려 현실의 무게가 더 강하게 다가왔답니다. 때로는 절제된 표현이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 책을 그냥 읽어도 좋지만, 몇 가지 배경 지식을 알고 보면 훨씬 더 깊고 묵직한 감동을 느낄 수 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 엄마도 좀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란 혁명, 이야기의 시작
이 책을 이해하려면 1979년 이란 혁명에 대해 알아야 해요. 혁명 이전의 이란은 왕이 다스리는 나라였고, 서구 문화도 많이 들어와서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였다고 해요. 하지만 독재와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서 결국 시민들이 혁명을 일으켰고, 왕이 쫓겨나고 '이슬람 공화국'이 세워지게 되었죠. 정치적인 변화를 넘어,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통째로 바뀌어버린 정말 엄청난 사건이었답니다.
갑자기 사라진 일상, 종교적 규범
혁명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바로 '자유'였어요. 특히 여성들은 갑자기 히잡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했고, 복장과 행동에도 많은 제한이 생겼어요. 심지어 학교에서도 남녀 분리 교육을 받아야 했고요. 마르지처럼 어린 소녀가 이 모든 변화를 갑자기 받아들여야 했을 혼란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내가 왜 이걸 해야 하지?'라는 마르지의 질문은 개인의 자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전쟁 속에서 피어난 성장통
마르지의 어린 시절은 이란-이라크 전쟁과 함께 흘러갔어요. 8년 동안 이어진 전쟁은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한 아이의 성장 과정 자체를 뒤흔드는 사건이었죠. 공습과 폭격,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 그리고 전쟁을 미화하는 어른들의 모습 속에서 마르지는 세상에 대한 더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런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평화로운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간절했어요.
마르지가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을 가기 전날 밤,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는 정말 깊은 울림을 주었어요.
🔖 살다 보면 형편없는 인간을 많이 만나게 될 게다. 그들이 네게 상처를 주더라도 이렇게 생각하렴. '내게 해코지하는 건 그들이 어리석어서'라고. 그래야 그 못된 짓들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단다. 세상에서 원한과 복수보다 나쁜 건 없거든... 늘 품위를 잃지 말고, 네 스스로에게 정직하도록 해라.(p.155)
이 구절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세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고 품위를 잃지 않는 법을 가르쳐주는 할머니의 지혜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금지된 것들을 향한 동경
혁명 이전에는 자유롭게 즐길 수 있었던 서구 문화는 이제 '금지된' 것이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호기심 많은 아이였던 마르지는 몰래 음악을 듣고, 자유로운 패션을 꿈꾸며 다른 세상을 상상합니다. 마이클 잭슨을 동경하는 모습은 그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억압된 환경 속에서도 '진정한 나'를 찾으려는 용기 있는 과정으로 보였어요.
책 속의 이 문장이 마르지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 나 자신에게 정직하지 않으면 그 어디에도 동화할 수 없다. (p.203)
엄마와 함께 생각해 볼 질문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같이 이런 질문들을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 우리는 '자유'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 📌 사회의 규칙과 나의 생각이 부딪힐 때, 어떻게 해야 할까?
- 📌 전쟁이나 정치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까?
는 단순히 한 소녀의 성장 이야기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간 수많은 사람들의 아픔과 용기를 담고 있는 책이에요. 배경 지식을 알고 읽으면, 마르지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훨씬 깊은 의미로 다가올 겁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용감한 마르지의 그 후 이야기가 궁금해지더라고요. 혹시 2편은 안 나올까요? (엄마는 살짝 기대해봅니다!)
페르세폴리스 | 마르잔 사트라피 | 2019 | 휴머니스트



